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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ul Korea

고구려군 철갑옷 원형 그대로 발견

by 두루물 2011. 5. 18.


을지문덕, 연개소문..그들의 '철비늘 갑옷' 첫 발견

최종수정 2011.05.18 10:54기사입력 2011.05.18 10:54


경기 연천군 무등리 2보루에서 완전한 형태의 고구려 철비늘 갑옷이 처음으로 발굴됐다.
무등리 2보루로 들어가는 문터에서 발견된 철비늘 갑옷의 모습.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고구려 영양왕 23년인 612년, 수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이 시작됐다. 100만을 훌쩍 넘는 수나라 병사들을 마주한 을지문덕의 눈빛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가 '앞으로'를 외치며 오른팔을 들어 올리자 뒤따르던 병사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갔다. 화살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여기저기서 칼날이 번뜩였다. 그 때 화살 가운데 하나가 을지문덕을 향해 날아들었다. "쨍" 화살은 을지문덕의 철비늘 갑옷을 맞고 튕겨나갔다. 명찰 정도 크기의 철비늘을 가죽 끈으로 겹겹이 꿰어 어지간한 화살에는 뚫리지 않는 철비늘 갑옷의 위력이었다. 그렇게 을지문덕은 전장을 자유로이 누볐고, 수나라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고구려를 대표하는 장수 을지문덕, 연개소문 등이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비늘 갑옷(찰갑)이 15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대학교박물관(관장 송기호)은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의 허가를 받아 조사 중인 경기 연천 무등리 2보루 유적 문터에서 고구려 찰갑을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중국 길림성 등에서 찰갑을 이루는 철비늘 파편 수백 조각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찰갑이 완전한 형태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학교박물관 발굴조사단은 지난해 4~6월 연천군 의뢰로 '경기 고구려 유적에 대한 종합 정비계획'에 따른 무등리 2보루 시굴조사를 했고, 올해 초 추가 학술조사 의뢰를 받은 뒤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조사단은 5~7세기 유적인 무등리 2보루에서 찰갑 외에 석축 성벽, 고구려 토기편과 기와편, 탄화미를 비롯한 곡물 등을 확인했다.

무등리 2보루 발굴조사를 맡은 양시은 서울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중국 등에서 발굴된 찰갑은 속내나 철비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한 두편씩 있는 형태라 그 파편이 갑옷의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인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며 "이번에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찰갑을 바탕으로 복원작업을 하고나면 고구려 찰갑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500년 잠 깬 고구려 철갑옷… 경기 연천서 원형대로 출토"

동아일보 | 입력 2011.05.18 03:21 | 수정 2011.05.18 09:05

 
철제조각 이어만든 '찰갑' 형태… 온전한 발굴 남-북-중 첫 사례
온전한 상태의 고구려 철비늘갑옷이 처음 발굴됐다.
경기 연천군 고구려 보루유적을 발굴 중인 서울대박물관 발굴조사단(단장 이선복 교수)은 "임진강변 무등리 제2보루에서 고구려 무사의 철비늘갑옷을 찾아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그동안 고구려 철비늘갑옷의 조각들이 몇 개씩 발굴된 적은 있지만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되기는 한국과 북한 중국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연천 지역은 6세기 전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쟁탈전이 치열했던 곳. 무등리 보루는 임진강을 경계로 신라군과 대치하고 전투를 벌였던 고구려군의 성곽 기지다. 서울대 발굴단은 연천군의 의뢰로 지난달부터 무등리 보루의 내부 유적을 발굴 조사해 왔다.
철비늘갑옷의 일부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달 8일. 철비늘갑옷은 성곽 내 주요 군사건물의 출입구로 추정되는 문기둥 바로 옆에서 발견됐다. 처음엔 철갑옷의 목 부분만 노출됐지만 발굴이 진행되면서 17일엔 어깨 부분과 팔목 부분까지 노출돼 온전한 갑옷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선복 교수는 "출입구 옆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주요 군사시설을 지키던 고구려 장수가 신라군의 급습을 받아 급히 갑옷을 버려두고 도망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굴된 철갑옷은 작은 철제 조각들을 가죽끈으로 이어 만든 '찰갑' 형태다. 철판을 가슴 부위에 통째로 댄 가야군의 '판갑'과는 다른 모습이다. 고구려 병사의 철갑옷은 그동안 고구려 벽화를 통해서나 그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이번 발굴로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실물로 고구려 철갑옷의 온전한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고대사 연구에 있어 일대 사건이다. 삼국시대 전쟁사 및 고구려 연구에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천의 임진강 유역에서는 그동안 고구려성곽, 단야로(제철시설), 불에 탄 군량미 등이 발굴된 바 있다. 발굴조사단은 18일 오후 발굴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발굴조사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