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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Trace

러시아 은둔 천재 수학자 페렐만 … “100만 달러도, 최고 명예도 싫다”

by 두루물 2011. 10. 4.
100년 난제 푸앵카레 추측 풀어
2006년 ‘수학 노벨상’ 거부 이어
러 과학아카데미 정회원도 거절
[중앙일보 서승욱]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45)이 돈에 이어 명예도 거절했다.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걸린 수학상을 거부해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엔 학자로서의 최고 영예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정회원 자격을 거부한 것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페렐만을 과학아카데미 정회원으로 추천한 러시아의 ‘스테클로프’ 수학연구소 상트페테르부르크 지부는 3일 페렐만과 연락을 취할 수 없어 그의 아카데미 정회원 추대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후보 추천에 필요한 본인 동의서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페렐만은 현대 수학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을 푼 공로로 2006년 수학 분야의 노벨상 격인 ‘필즈 메달’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푸앵카레 추측은 1904년 제기된 이후 세계의 수많은 학자가 이 추측을 증명하는 데 매달렸지만 허사였다. 그러다 페렐만이 2002년 해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국제수학자연맹(IMU)은 2006년 그에게 필즈 메달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으나 페렐만은 “나의 증명이 확실한 것으로 판명됐으면 그만이며 더 이상 다른 인정은 필요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는 대신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집 근처의 숲으로 버섯을 따러 갔다. 

페렐만은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세계적 권위의 클레이 수학연구소에 의해 ‘밀레니엄 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이 상은 클레이 연구소가 2000년 푸앵카레 추측을 포함한 수학계의 7대 난제를 푸는 사람에게 주겠다며 제정한 것이다. 하지만 페렐만은 이 상도 거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렐만은 지금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의 방 2칸짜리 낡은 아파트에서 73세 노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고정적인 직장이 없는 페렐만이 가끔 개인 과외로 버는 많지 않은 돈과 노모의 연금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재홍 기자 

◆푸앵카레 추측=푸앵카레가 1904년의 논문에서 ‘단일 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구면과 같은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롯된 추측. 100년 가까이 난제로 남아 있던 이 문제를 페렐만은 2002년 미분기하학의 도구를 이용하여 해결하며 수학의 천재로 부상했다


푸앵카레 추측은 앙리 푸앵카레가 1904년에 제기한 위상수학의 한 명제로, 2002년 그리고리 페렐만에 의해 처음으로 풀린 밀레니엄 문제이다.

위상기하학에서, 2차원 구면은 단일연결이라는 근본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3차원 표면에서도 구에 대해 그러한 사실이 성립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하나의 닫힌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이 수축되어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것이다.

5차원 이상에 대한 문제는 스티븐 스메일 박사가 증명해 1966년 필즈상을 수상하였으며, 4차원에 대한 문제는 마이클 프리드먼 박사가 증명해 1986년 필즈상을 수상하였다. 3차원에서의 해결은 3-다양체의 분류 문제의 중추인데 윌리엄 서스턴 박사가 3-다양체의 분류에 대한 연구로 1982년 필즈상을 수상해 이 추측이 3차원에서도 풀릴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였다. 최종적으로는 이 추측의 해법을 그리고리 페렐만이 arXiv에 논문을 개재[1][2][3]국제 수학자 연맹이 3년간의 분석 끝에 페렐만의 풀이를 인정해 2006년 필즈 메달 수상자에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하였으며, 같은 업적으로 2010년 3월 18일 밀레니엄 상을 수상하였으나[4] 이 역시 거부하였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