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쐈나…남과 북의 엇갈리는 주장은 왜?
23일 남과 북 사이에 벌어진 포격은 북방한계선(NLL) 인근이 남북 사이에서 여전히 분쟁지역이자 언제든 무력충돌이 빚어질 수 있는 화약고임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북측은 이날 연평도에 가한 해안포 사격에 대해 연평도 일대 북측 '영해'에 대한 포사격에 대응한 "군사적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측은 "해병대가 사격한 포탄은 백령도 서쪽 및 연평도 남쪽인 우리 '영해'에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왜 이렇게 주장이 엇갈리는 것일까?
◆남북 주장 엇갈려= 23일 교전 상황이 빚어진 '원인'에 대해 남과 북의 주장은 극명히 엇갈렸다.
북한군은 이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남측이 진행한 사격훈련을 "우리측 영해에 포사격을 가하는 무모한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혁명무력은 괴뢰들의 군사적 도발에 즉시적이고 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하는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북은 "앞으로도 우리 혁명무력은 남조선괴뢰들이 감히 우리 조국의 영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을 계속 가하게 될 것"이라며 "조선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남측은 이날 사격훈련이 연간 훈련계획에 따라 실시한 일상적인 훈련이며 사전에 사격 구역도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합참은 "해병대가 사격한 포탄은 백령도 서쪽 및 연평도 남쪽인 우리 영해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용걸 국방부 차관도 23일 "오늘 오전 10시15분부터 2시25분까지 서북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했다"면서 "사격훈련은 서남쪽 방향으로 NLL(북방한계선) 이남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서해상에서 우리측은 NLL을, 북측은 스스로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을 주장한 것이다. 북측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NLL과 달리 연평도를 감싸안는 모양으로 설정돼있다.
즉, 서로 경계선에 대해 다른 기준을 내세우기 때문에 '원인'에 대한 주장이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과 북측 주장 해상경계선ⓒ 민중의소리
◆남북주장 왜 엇갈렸나= 서해상 NLL를 둘러싼 논쟁이나 군사적 충돌은 남북 사이에 상존해왔던 사안이다.
NLL은 1953년 8월 30일 마크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북한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남측 선박과 군함이 북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임의로 그은 선이다. 이름이 '북방한계선'인 이유다. 남측은 NLL 이남 영해를 남측이 '실효적으로 지배'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NLL은 국제법적으로 인정된 경계선이 아니어서 분쟁의 소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북측은 남북 사이에 군사분계선은 있지만 해상에는 정전협정 당사국이 합의한 경계선이 없다면서 NLL을 인정하지 않아왔다.
북측은 지난 1999년 6월 1차 서해교전 직후 판문점 장성급회담에서 새로운 서해 해상분계선을 주장하고 같은 해 9월 북한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북방한계선(NLL)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인민군 해상군사통제수역'을 선언한 바 있다.
◆NLL은 여전히 '화약고'= 남과 북이 서해상에서 인정하는 분계선이 서로 다르다보니, 실제 서해는 언제나 분쟁이 벌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왔다.
지난해 11월 10일 서해상에서 남북 해군간 교전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우리측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해 이에 대해 경고하는 과정에서 우리측 경비정을 북측이 먼저 직접 조준사격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측은 남측이 북측 수역에서 "무장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이에 북측 해군경비정이 "불의의 대응타격을 가하였"다고 주장했다.
한달 후인 지난해 12월 22일엔 북한 해군사령부가 서해상 군사분계선 북측 수역을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지정했다면서,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선포한 해상 군사분계선만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서해상의 군사적 불안정성 때문에 남측에서도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돼왔다.
특히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10.4선언에서 서해상 긴장 완화를 위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던 것은 '근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남북간 합의였다.
지금까지 이 지역 해상에서 남과 북의 군 사이 충돌이 빚어진 적은 있지만 내륙에 포격이 가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북의 연평도 해안포 포격은 그런 의미에서 서해 인근지역이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언제든 분쟁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근본 해법' 모색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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