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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ul Korea

카자흐스탄 암각화 고구려 벽화와 유사

by 두루물 2011. 6. 14.

역시 '스탄'(영어의 랜드로 끝나는 나라처럼 땅을 의미)으로 끝나는 나라들과 과거 우리나라 잘나가던 시대와 역사적 개연성이 있는 기사이다.

동북아역사재단 '…바위그림' 화보집 - 창 든 기마병, 고구려 고분벽화와 비슷… 한반도와 북방 문화의 관련성 재조명

단단한 바위 표면 위에 긴 창을 든 무사가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 또렷하다. 들고 있는 창에는 깃발까지 펄럭인다. 카자흐스탄 동남부 지역 유적지에서 발견된 바위그림(암각화)이다. 6~8세기 투르크(돌궐)족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동북아역사재단이 13일 펴낸 화보집 '카자흐스탄의 바위그림'에는 이런 날쌘 기마 인물상을 담은 바위그림이 수두룩하다. 2009년 카자흐스탄 교육과학부 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유적지 13곳을 탐사한 결과를 모았다. 알타이산맥 서쪽의 선사 및 고대 바위그림이 국내 학계에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구려 고분 벽화와의 유사성. 5세기 후반 고구려 유적으로 유명한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의 삼실총(三室塚) 벽화에도 창을 꼬나 든 기마병이 말을 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동북아역사재단 장석호 박사는 "기원을 전후한 중앙아시아권 암각화·벽화에는 말이 서 있지 않고 발을 엇갈리게 달리는 형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며 "한반도 북부 우리 조상의 고대 문화가 중국보다는 북방 계열의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닮은 꼴' 그림 - 카자흐스탄 동남부 쿨자바스이 지역에서 발견된 6~8세기 투르크족의 바위그림(왼쪽)과 중국 지린성 지안의 5세기 후반 고구려 유적인 삼실총 벽화. 두 그림에서 창을 든 기마병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 닮았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그동안 한국 선사 및 고대사 연구는 중국 사료를 중심으로 진행돼 오면서 스스로 중국 문화권에 갇히는 경향이 있었다. 장 박사는 "남부시베리아, 몽골, 키르기스스탄, 중국 북부, 한반도 등을 아우르는 광역의 문화권을 함께 비교 연구함으로써 우리 민족 문화의 계통을 밝히고 중앙아시아 지역의 보편성과 우리만의 독자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의 바위그림' 화보집에는 암채화(바위에 물감 그림), 암각화(바위에 조각)가 망라돼 있다. 기마 그림 외에도 독수리나 산양,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 형상, 사람의 성관계를 묘사한 에로틱한 장면도 포함돼 있다.

2011/06/14